현실/일상

수면장애에 수반되는 내적풍요

Onieeeon 2024. 6. 2. 23:35

 

 

 

 

너무 피곤한 날이었다.

짧은 시간을 바삐 움직인 탓에 머리가 어떻게 된 것 같았다. 

그 날은 집에 오자마자 딱 한 잔 남은 위스키를 마시다가 잠들었다. 

 

새벽 세 시에는 문득 잠이 깨서 사운드클라우드를 재생했다가, 

연결된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나오는 이인규의 목소리가 집안 가득 고요하게 울려서 감동했다. 

 

노르웨이 스발바르 지역에 있는, 두 달동안 해가 뜨지 않는 곳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. 

말도 안되는 생각이지만, 해가 뜨지 않는다니 마치 영영 밤에서 시간이 흐르지 않는 기분일 것 같아 설렜다. 

 

당장 지금 잘 지내고 있으니 보통, 괜찮다. 

나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스스로 납득시키며 지내고 있다.

내 선택에 자신이 있었던 적이 없고, 당연하게 예측할 수 없는 미래가 늘 내 선택의 결과라는 것이 가혹하지만,

선택에 따르는 책임이 뭐 다 이런 것이겠지. 

 

나는 늘 나에게 각박하다. 

밤새 못자더라도 억지로 자려는 노력을, 이제는 하지 않는다.